체코 여행을 준비하며 근교 여행지를 검색하는데 체코에도 온천이 있다 그래서 냉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라.. 내가 아는 온천이 아니었다. 온천하면 뜨끈한 물에 몸 푹 담그는 맛이 있는데 카를로비 바리는 몸 담그는 온천이 아니라 마시는 온천 지역이었다. 마시는 온천은 아예 상상도 안되고 사실 본 적도 없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카를로비 바리는 프라하의 서쪽에 위치한 소도시이고 자동차로 가면 2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지도에서 보면 정확히 일직선은 아니지만 약간 비스듬하게 일직선으로 서쪽으로 쭉 가면 카를로비 바리가 보인다.
카를로비 바리는 베토벤, 괴테, 하이든, 체호프 등 많은 유명한 사람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방문한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콜로나다'라고 부르는 온천수들이 카를로비 바리 시내 몇 곳에 위치해 있고 산책하듯 걸으며 온천수를 받아서 마시는 방식이다. 각 콜로나다마다 온도가 조금씩 다르고 황산염, 마크네슘,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 함량도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재미있게도 어떤 호텔에는 아예 의사가 있어서 건강 진단을 하고 건강 상태에 따라 몇 번 콜로나다를 하루에 몇 회 마시는 등의 처방을 하면서 회복을 시키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는 것을 보았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씩 와서 요양하고 회복하고 하는 도시인 것 같았다.
물론 따끈한 온천욕을 더 좋아하지만 이런 방식의 온천도 재미있을 것 같아 체코에 가 있는 동안 하루 방문하기로 하여서 23년 10월 7일에 방문하였다.
가는 방법은 자동차 이용, 대중교통 이용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나는 체코에 살고 있는 친구 덕분에 자동차로 이동하였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버스로도 많이 다니기도 한다. 플릭스 버스로 보통 많이 이동하고, 플릭스 버스는 앱을 다운받은 후 출발지(Prague), 도착지(Karlovy Vary)를 입력 후 날짜와 탑승인원을 입력하면 탈 수 있는 시간표가 나오고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서 예매하면 된다. 프라하에서 출발하는 장소 및 카를로비 바리 정류장(두 곳이 있는데 보통 갈 때와 올 때를 다르게 한다고 함)을 어디를 선택하면 되는지 플릭스 버스 예매하는 방법은 어떤지 직접 해본 분들이 자세히 적어놓은 글들이 많으니 나는 그 부분은 패스~
하여튼 약 2시간 걸려서 카를로비 바리에 도착, 주차장을 찾아서 주차를 하고 카를로비 바리의 메인 장소로 가니 가장 먼저 랜드마크인 다리와 광장이 보였다.
여기서 사진 한 방 찍고 바로 온천수를 받아서 마시기 편한 카르롤비 바리 전용 컵을 구매했다. 주전자처럼 생기고 주전자 코부분이 빨대 역할을 해서 그쪽으로 물을 쭉 빨아마시는 방식의 잔이다. 용량은 한 모금용부터 300미리까지 들어가는 등 정말 다양했는데 사실 많이 마실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손바닥 만한 약 100미리 정도 들어가는 컵으로 구매했다.
이 길을 따라 쭉 가다보니 가장 먼저 '사도바 콜로나다/파크 콜로나다'를 만났고 거기서 12번이라고 써진 곳에서 제일 처음 온천수 맛을 보았다. 참고로 각 온천수에는 번호가 있고, 온도는 몇 도인지 적혀 있다.
맛있을 거라고 예상은 안했지만 생각보다 더 맛없었다. 피맛(쇠맛)에다 온도도 미지근하고 미끌거리면서 약간 싸르르한 맛도 났다. 그래도 건강에 좋다고 하니 꿀꺽꿀꺽 다 마시고, 바로 뒤쪽에 있는 15번 물을 마셨는데 살짝 싸르르한 맛이 더 느껴지고 온도도 또 달라서 맛은 없지만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가다 보면 각기 다른 모양의 콜로나도가 있고 맛도 다 조금씩 미묘하게 달랐다. 개인적으로는 60도 이상 뜨거운 온천수가 먹기 나았다. 40도~50도 사이의 온천수는 오히려 피맛이 강해서 약간 힘들었는데 뜨거운 건 그 맛을 조금 덜 느끼게 해주고 뜨거워서 차 마시는 기분도 나서 나름 마실 만했다.
물론, 나는 2시간 정도 돌아다니며 조금씩 마신 온천수라 얼마나 건강에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일행들과 재미있게 수다를 떨며 쭉 길을 오르며 콜로나다를 찾아서 조금씩 맛보고, 쭉 펼쳐진 유럽풍 건물을 보며 힐링하며 산책도 하고 나름 건강하고 재미 있는 소도시 여행이었다.
체코에 3~4일 짧게 머문다면 여기까지 올 곳은 아니지만 5일 이상 머문다면 체스키 다음으로 방문해보면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 든 소도시였다.
이 날은 날이 살짝 흐렸지만 그래서 더 운치 있는 카를로비 바리를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건물과 주변 풍경들이 더욱 멋지게 보이는 날이었고, 휴식과 치유의 도시여서인지 사람들도 느긋하게 있는 모습에 나도 편안해지고 힐링되는 그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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