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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체코 카를로비 바리 온천 체험 : 마시는 온천으로 특별한 경험

by 트래블링잉글리시 2024. 7. 8.

체코 여행을 준비하며 근교 여행지를 검색하는데 체코에도 온천이 있다 그래서 냉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라.. 내가 아는 온천이 아니었다. 온천하면 뜨끈한 물에 몸 푹 담그는 맛이 있는데 카를로비 바리는 몸 담그는 온천이 아니라 마시는 온천 지역이었다. 마시는 온천은 아예 상상도 안되고 사실 본 적도 없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카를로비 바리는 프라하의 서쪽에 위치한 소도시이고 자동차로 가면 2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지도에서 보면 정확히 일직선은 아니지만 약간 비스듬하게 일직선으로 서쪽으로 쭉 가면 카를로비 바리가 보인다.

 

 

카를로비 바리는 베토벤, 괴테, 하이든, 체호프 등 많은 유명한 사람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방문한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콜로나다'라고 부르는 온천수들이 카를로비 바리 시내 몇 곳에 위치해 있고 산책하듯 걸으며 온천수를 받아서 마시는 방식이다. 각 콜로나다마다 온도가 조금씩 다르고 황산염, 마크네슘,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 함량도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재미있게도 어떤 호텔에는 아예 의사가 있어서 건강 진단을 하고 건강 상태에 따라 몇 번 콜로나다를 하루에 몇 회 마시는 등의 처방을 하면서 회복을 시키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는 것을 보았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씩 와서 요양하고 회복하고 하는 도시인 것 같았다.

 

물론 따끈한 온천욕을 더 좋아하지만 이런 방식의 온천도 재미있을 것 같아 체코에 가 있는 동안 하루 방문하기로 하여서 23년 10월 7일에 방문하였다.

 

가는 방법은 자동차 이용, 대중교통 이용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나는 체코에 살고 있는 친구 덕분에 자동차로 이동하였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버스로도 많이 다니기도 한다. 플릭스 버스로 보통 많이 이동하고, 플릭스 버스는 앱을 다운받은 후 출발지(Prague), 도착지(Karlovy Vary)를 입력 후 날짜와 탑승인원을 입력하면 탈 수 있는 시간표가 나오고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서 예매하면 된다. 프라하에서 출발하는 장소 및 카를로비 바리 정류장(두 곳이 있는데 보통 갈 때와 올 때를 다르게 한다고 함)을 어디를 선택하면 되는지 플릭스 버스 예매하는 방법은 어떤지 직접 해본 분들이 자세히 적어놓은 글들이 많으니 나는 그 부분은 패스~

하여튼 약 2시간 걸려서 카를로비 바리에 도착, 주차장을 찾아서 주차를 하고 카를로비 바리의 메인 장소로 가니 가장 먼저 랜드마크인 다리와 광장이 보였다.

 

여기서 사진 한 방 찍고 바로 온천수를 받아서 마시기 편한 카르롤비 바리 전용 컵을 구매했다. 주전자처럼 생기고 주전자 코부분이 빨대 역할을 해서 그쪽으로 물을 쭉 빨아마시는 방식의 잔이다. 용량은 한 모금용부터 300미리까지 들어가는 등 정말 다양했는데 사실 많이 마실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손바닥 만한 약 100미리 정도 들어가는 컵으로 구매했다.

카를로비 바리, 온천수컵
다양한 온천수 전용컵을 판매하고 있는 가판대와 그 뒤로 펼쳐진 멋진 건물들

 

이 길을 따라 쭉 가다보니 가장 먼저 '사도바 콜로나다/파크 콜로나다'를 만났고 거기서 12번이라고 써진 곳에서 제일 처음 온천수 맛을 보았다. 참고로 각 온천수에는 번호가 있고, 온도는 몇 도인지 적혀 있다.

카를로비 바리 12번 온천수
가장 먼저 만난 12번 온천수

 

맛있을 거라고 예상은 안했지만 생각보다 더 맛없었다. 피맛(쇠맛)에다 온도도 미지근하고 미끌거리면서 약간 싸르르한 맛도 났다. 그래도 건강에 좋다고 하니 꿀꺽꿀꺽 다 마시고, 바로 뒤쪽에 있는 15번 물을 마셨는데 살짝 싸르르한 맛이 더 느껴지고 온도도 또 달라서 맛은 없지만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가다 보면 각기 다른 모양의 콜로나도가 있고 맛도 다 조금씩 미묘하게 달랐다. 개인적으로는 60도 이상 뜨거운 온천수가 먹기 나았다. 40도~50도 사이의 온천수는 오히려 피맛이 강해서 약간 힘들었는데 뜨거운 건 그 맛을 조금 덜 느끼게 해주고 뜨거워서 차 마시는 기분도 나서 나름 마실 만했다.

 

물론, 나는 2시간 정도 돌아다니며 조금씩 마신 온천수라 얼마나 건강에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일행들과 재미있게 수다를 떨며 쭉 길을 오르며 콜로나다를 찾아서 조금씩 맛보고, 쭉 펼쳐진 유럽풍 건물을 보며 힐링하며 산책도 하고 나름 건강하고 재미 있는 소도시 여행이었다. 

체코에 3~4일 짧게 머문다면 여기까지 올 곳은 아니지만 5일 이상 머문다면 체스키 다음으로 방문해보면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 든 소도시였다.

 

이 날은 날이 살짝 흐렸지만 그래서 더 운치 있는 카를로비 바리를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건물과 주변 풍경들이 더욱 멋지게 보이는 날이었고, 휴식과 치유의 도시여서인지 사람들도 느긋하게 있는 모습에 나도 편안해지고 힐링되는 그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