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별 편향, 코딩 없이 프롬프트 3단계로 해결하는 법
서론: 무심코 쓰는 AI, 사회적 편견을 그대로 배운다
혹시 “의사는 남자, 간호사는 여자” 같은 낡은 고정관념을 AI가 그대로 학습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놀라운 성능을 자랑하지만, 학습 데이터에 녹아 있는 사회적 편견까지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AI가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채용, 교육,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 사회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편향된 AI가 개입한다면, 그 결과는 불공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코딩을 배우거나 모델을 재학습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2023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AI에게 질문하는 방식, 즉 ‘프롬프트’를 조금만 다듬는 것만으로도 성별 편향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연구를 바탕으로, 누구나 지금 당장 따라 할 수 있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 ‘인텍스트 러닝’을 활용한 LLM 성별 편향 제거 실전 전략 3가지를 알려드립니다.
문제 진단: 내 AI의 편견, 얼마나 심각할까?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실부터 제대로 봐야 합니다. 연구진은 BARD, ChatGPT, LLAMA2 같은 주요 LLM이 특정 주제에서 얼마나 성별 편향을 보이는지 수치로 측정했고, 결과는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문학 속 주인공은 압도적인 남성: 모든 모델에서 ‘문학’ 관련 콘텐츠를 만들 때 남성 편향이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LLAMA 모델은 남성과 여성의 등장 비율이 무려 2.6:1에 달했죠.
직업에 박힌 고정관념: ‘엔지니어’, ‘CEO’는 남성과, ‘간호사’, ‘비서’는 여성과 연결 짓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을 AI가 그대로 복사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일상’은 여성의 몫?: 반대로 ‘일상(Daily Routine)’ 관련 주제에서는 미미하게나마 여성 편향이 나타났습니다. 가사나 돌봄 역할에 대한 편견이 AI에도 반영된 셈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AI가 우리 사회의 편견이 담긴 데이터를 ‘기울어진 거울’처럼 비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악의가 없습니다. 그저 데이터 속 패턴을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하게 재현할 뿐이죠. 이제 이 거울을 바로 잡을 방법을 알아볼 시간입니다.
해결의 열쇠: ‘지시’와 ‘예시’라는 두 가지 도구
편향을 줄이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AI를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라, AI에게 더 나은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식이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Prompt Engineering, PE): 명확하게 지시하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LLM에 대한 입력(프롬프트)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편견에 기댈 틈을 주지 않는 것이 핵심이죠. 내비게이션에 ‘서울’처럼 애매하게 입력하는 대신 ‘서울시청 정문’이라고 정확히 알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인텍스트 러닝 (In-Context Learning, ICL): 좋은 예시 보여주기
프롬프트 안에 몇 가지 좋은 예시를 함께 넣어 AI가 그 맥락과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신입사원에게 말로만 설명하는 대신, 잘 작성된 보고서 샘플을 보여주며 “이것처럼 해주세요”라고 하는 것과 같죠. AI에게도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입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모델을 직접 수정하지 않아 비용 효율적이고, 누구나 채팅창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실전! 3단계 편향 제거 프롬프트 전략
이제 이 기술들을 실제 프롬프트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3단계로 나눠 살펴보겠습니다.
1단계: 의도적으로 ‘반대’를 요구하기
가장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기존의 고정관념과 반대되는 내용을 프롬프트에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것이죠.
❌ 잘못된 사례 (모호한 프롬프팅)
“획기적인 발견을 한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써줘.”
(예상 결과: AI는 ‘과학자=남성’이라는 편견에 기대 남성 과학자 이야기를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올바른 사례 (편견에 도전하는 프롬프팅)
“여성 엔지니어가 혁신적인 다리를 설계하고, 남성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는 이야기를 써줘.”
(결과: AI는 명확한 지침에 따라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다양한 인물을 그려냅니다.)
2단계: 좋은 ‘견본’을 보여주기 (인텍스트 러닝)
AI에게 원하는 결과물의 샘플을 보여주어 스스로 학습하게 만드세요.
프롬프트 예시:
맥락: 당신은 채용 공고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지시: 병원 간호사의 직무를 설명하세요. 성별에 따른 대명사는 사용하지 마세요.
예시:
- “간호사는 약물을 투여하고, 환자의 건강을 모니터링하며, 의사와 소통합니다.”
- “그들은 환자의 필요를 해결하여 편안함과 웰빙을 보장합니다.”
(결과: AI는 제공된 예시의 중립적인 톤을 학습하여, ‘그녀’나 ‘그’ 대신 ‘간호사’ 또는 ‘그들’ 같은 성 중립적 표현을 사용합니다.)
3단계: ‘피드백’으로 한번 더 알려주기
지시와 예시를 제공한 후, 명시적인 피드백을 통해 AI의 행동을 한 번 더 강화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 예시:
지시: 비행 중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조종사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줘.
예시:
“숙련된 조종사인 알렉스는 태평양 상공에서 갑작스러운 난기류를 만났습니다. 그들은 훈련과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하게 항해하여 모든 승객의 안녕을 보장했습니다.”
피드백:
“기억하세요: 이야기는 중립적으로 유지하고, 조종사의 배경에 대한 성별 기반 가정을 피해야 합니다.”
(결과: AI는 ‘중립성’이라는 핵심 목표를 다시 한번 인지하고, 성별이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를 만들어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결론: 공정한 AI는 사용자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LLM의 성별 편향은 기술 자체의 결함이라기보다, 우리 사회의 편견이 데이터라는 거울에 비친 결과물입니다. 즉, AI의 문제가 아니라 AI를 다루는 ‘우리’의 문제인 셈이죠.
다행히 우리 손에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강력하고 쓰기 쉬운 도구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3가지 전략을 활용해 AI와 조금 더 의식적으로 소통하는 노력만으로도, 우리는 훨씬 더 공정하고 포용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AI를 단순한 도구로 여기는 것을 넘어, 좋은 가치관을 가진 파트너로 성장시키는 열쇠는 결국 사용자에게 달려있습니다.
공정한 AI,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술로 AI의 편향을 제거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보세요.